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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는 남의 나라 말이라서요. & 그리고 나

영어 가르치기

by 영어는채우리 2023. 3. 20.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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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어떻게 하면 영어 잘해요?"
라고 물어보는 친구들 엄청 많습니다. 
 
그걸 내가 알고 있으면 나 여기 안있어~라고 농담반 진담반으로 분위기 전환하고
학생이 질문한 걸 무시하고 지나칠 순 없으니 제 생각을 간결하게 얘기해줍니다.
(날 잡고 얘기하고 서로 의견도 주고 받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수업시간 55분 뭐 날개 달린 듯 가버리니까요.)
 
제 의견이 정답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입시 영어를 배우러 오는 학원이기 때문에
간결하게,
1. 단어 외우고
2. 문법 구조 틀 잡고
3. 국어든 영어든 독해를 잘 해야해
4. 절대적인 시간 투자는 필수야 (인풋이 필요하다는 얘기)
5.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꼭 외국에 나가서 배운 언어를 활용할 기회가 있으면 더더욱 좋아.
라고 얘기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생각합니다.
 
*** 여기는 블로그니까 제 생각을 순서대로 정리해 보자면..
 
모국어가 한국어인 제가 중-고등학교 6년 내내 영어 과목 만큼은 전교에서 놀았고 (쳤다하면 대부분 만점)
고등학교에서는 영어 내신 1등으로 졸업 했으니 나름의 노하우가 없지는 않겠죠.
(물론 제가 중,고등학생이던 시절과 지금의 학습 환경은 너무 다르지만요...
교과서 본문 및 추가 자료 유인물은 백지 테스트로 쓰라고 하면 다 쓸 수 있을 정도 완벽하게 외우는 것 부터 공부를 시작했었음)
 
그럼 영어를 원래부터 잘했냐? 당연히 그건 아닙니다
학습지로 알파벳과 파닉스를 뗐고 (?) 초3 부터 영어 과목이 시작되니,
부모님께서 아 준비가 필요하겠다 생각하셨는지, 초 2 여름 방학 즘에 영어학원에 저를 갖다 넣으셨읍니다.
그 때 학원에서 레벨테스트 봤을 때의 이상하리만큼 생생했던 부끄러움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아요.
리딩 부분 테스트에서 I can run. 이라는 문장을 나는 본다. 라고 해석했거든요.
이 말인 즉슨.. 문장에서 i 말고 다른 거는 아예 몰랐다는거죠. 
 
그래서 결론은 제 수준에 맞는 반에 배정되었었고
약 1년 뒤 학원에서 같은 학년의 가장 높은 레벨에서 바로 밑 단계까지 따라 올라왔습니다.
 
그 학원은 어학원이었고, 대략 이렇게 진행되었었습니다.
단어(외워가야함) 리딩 숙제(본문 외우기, 영어일기 쓰기) 듣기 시간(주니어 토익 같은 것으로 학습), 원어민과 회화시간 그리고 금요일은 추가 회화 자료 모음집 정해진 분량 만큼 외워서 검사 맡기. 인풋이 절대적으로 많으니 그 과정을 잘하지는 못해도 따라가기만 하는 것만으로도 아웃풋이 나올 수 밖에 없는거죠. 물론 한 두번 농땡이는 쳤어도 나름 열심히 했습니다. 저 때는 맞으면서 외웠고 울면서 학원 원장쌤과 싸우면서 외웠습니다. ㅋㅋㅋㅋ 제가 이걸 왜 다외워야되는거죠? 이걸 못외웠다고 맞는게 말이 되나요? ㅋㅋㅋ
돌이켜 보니 어릴 때 할말 다하고 자랐네요. 지금은 불의를 봐도 참을 정도로 입이 무겁습니다. 
 
그리고 4학년인가? 5학년 때 부터는 본격적으로 토익과 텝스로 리딩과 리스닝을 잡습니다. (다른 것들은 계속 유지)
이게 100%라고는 볼 수 없지만 제 생각에 토익으로 리딩과 리스닝을 계속적으로 학습해 온 것이 입시영어의 틀을 익히고 기본을 잡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아래의 정도로 정리될 것 같습니다. 
1. 틀이 정해져 있는 시험의 구조에 적응
2. 토익 리스닝으로 수능 리스닝, 토익 리스닝 커버
3. 토익 리딩으로 단어외우기, 수능 독해 커버
 
잠깐 맛만 본게 아니고 토익과 텝스 공부도 수준별로 진행되었기에 아주 기초 토익부터 차근 차근 단계를 밟아가며
초등-중등에서 토익텝스를 약 5-6년 정도 했던 것 같습니다.
중1 때 처음 토익 시험을 보고 충격먹고 조금씩 점수를 올려 나간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그리고 중학교 과정에서 원서와 곁들이며 이제 수능 대비를 시작합니다.
(저는 유학은 생각해보지도 못했던 터라 수능 대비를 시작했고, 유학을 준비하는 친구들은 초등학교 고학년 부터 토플을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ㅋㅋ 그 똑똑한 친구들 보며 침흘렸던 기억이..)
수능 대비라 함은, 고등 단어장 외우기, 영문법 뼈대 잡기 (크게 성문기초-> 성문 종합영어 순으로 배웠음)
고등학교 기출 문제, 모의고사 풀어보기 등.
고등학교 1학년 과정이 상대적으로 가장 쉽기 때문에 이 단계 부터 서서히 노출을 시작하며 중학교 3학년 때는 고2-3학년 내용을 학습했습니다.
 
그 뒤 이야기는 무한반복 루프여서 각설하고,
아무튼 그렇게 어쩌고 저쩌고 기타 등등을 해서 고교 3년을 보내고 수능을 보고 대학을 갔는데
여기서 또 하나의 터닝포인트가 생깁니다.
 
대2 여름방학에 미국대학교로 어학연수를 간 것~~!!!
학교에서 토익점수, 성적, 인터뷰 보고 해서 한 20명이었나? 30명 선발해서 갔었는데
아니. 그야말로. 신세계가 열린겁니다. 미국이라는 나라도 처음 가봤고 그냥 그 나라 그 잡채, 문화 그 잡채, 말하는 속도, 비쥬얼 충격 등등
모든 것이 너무 신선하고 새롭고 그냥 다 좋았습니다.
그리고 숙소는 그 학교의 대대로 유명한 sorority house (소위 잘나가는 언니야들의 학교 클럽) 였는데, 아니 왜케 이쁜거여..
너무 이쁘고 다리도 길고 쿨하고 힙하고 다해서 마음적으로 쫄아있었습니다. (그럴 필요 전혀 없어도 ㅋㅋ)
그리고 정말 매일 매일 놀았습니다. 최선을 다해서 (그 학교 학생들이랑!!)
아무튼 정말 다 너무 좋았고, 어학연수는 힘들었지만 (넘치는 에너지를 억누르고 매일 매일 매일 주어지는 과제를 하는게 힘들었음)
 
저에게 남은 것은 크게
1. 아 실제 영어는 다르구나 (속도도 쓰는 단어도/ 문장을 자유자재로 축약하는 것도/ 슬랭도 등)라는 것과
2. 내가 여지껏 그래도 10년 넘게 배운 영어가 이 상황에서는 이 단어를, 저 상황에서는 저 숙어를 쓰는구나
정도 였습니다. 한마디로 깨달음을 얻은거죠. 
짧다면 짧은 여름 방학 8주 남짓이었지만 어렸을 때 몸으로 겪으면서 배우는게 중요하구나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왠지 모를 자신감도 생기더라고요. 아 나 완벽하지는 못해도 한층 더 원어민스러운 영어가 뭔지 알겠어. 라는 자신감이요.
 
그리고 대학교 234학년 방학만 되면 해외로 나갔습니다.
그 신선함을 자꾸 느끼고 싶어서요.
 
급 시간이 흘러 졸업 후 외국계 회사에 입사합니다. 졸업 후 7년을 외국계 회사에서 근무했어요.
 
외국계 회사지만 이름 뒤에 Korea가 붙어있으므로 (한국에 있으므로) ㅋㅋ
절반이상은 한국 회사 인게 맞지만 한가지 가장 큰 차이는 "영어"를 쓴다는거죠. 써야만 하는거죠.
매뉴얼, 회사의 퍼실리티, 시스템 부터 conference call 등등..
dotted line(세컨 보스 느낌?)이든 solid line boss(직접적인 나의 보스)이든 외국 매니저가 있기 때문에 정기적인 회의, 미팅이 영어로 진행된다는 점, material은 영어로 만들어야 된다는 점, 비지니스 영어를 매일 쓴다는 점 등등이 또 다른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긍정적인 충격) 다국적인 환경에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도요. 한번은 모든 브랜치가 참여하는 프로젝트에 제가 한국 대표 프로젝트 오너로 참여한 적도 있고 출장도 보내지고 한 경험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눈에 보이더라고요. 회사내에서 영어의 능력 차이가 승진이나 기회에서의 차이를 줄 수도 있다는 걸. 번아웃이 오기 전까지 즐기면서 감사히 재미있게 잘 다녔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좋았던 점은 진짜 영어를 쓰는 네이티브들의 문어체 영어, 구어체 영어를
원하든 원하지 않든 매일 매일 들어야 하고 봐야했다는 점입니다.
Authentic English를 매일 매일 체험한거죠. (문법적으로 맞든 맞지 않든 실제 그들이 사용하는 말이라는 점이 포커스)
거기서 정말 많이 배웠습니다. 입사 초반에는 컨퍼런스 콜 전에 스크립트도 짜서 가고 그랬던 열정이 기억납니다..
잘하는 척은 하고 싶고 실수는 줄이고 싶었던 귀여운 열정과 욕심이었네요.
 
그리고 그냥.. 무엇보다 좋았어요. 
뭐랄까.. 그냥.. 살면서 내가 잘하는게 뭔지 잘 모르겠는데 그나마 영어는 좀 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요. 그래서 짝사랑했고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웩~)
 
저한테 있어서도 영어는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에
영어에 대한 결론을 딱 결부짓기란 어렵게 느껴집니다.
공부는 다들 공감하실 테지만. 하면 할수록 미궁으로 빠지고. 언어는 계속 변하니까요.
 
완벽하지도 않고 네이티브도 아니지만
완벽하지 않고 원어민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환경에서 여기까지 일구어온 저의 노력과 결과물들을 학생들에게 쉽고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
 
제목으로 살짝 어그로를 끌었는데
하고싶었던 말은
영어는 남의 나라 말이기 때문에 환경이든 재능이든 선천적으로 부여된게 아니라면
결론은 노력해야한다. 였습니다.
 
영어를 꼭 입시의 수단으로 보기 보다는 아래와 같은 접근으로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영어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말을 배운다는 것은
나의 사고와 세계를 확장시켜주는 아주 좋은 tool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느끼고 있구요. 시간만 되면 아니면 시간을 내서라도 제 2외국어를 배우고 싶을 정도로요.
 
누군가에게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 포스트일 수도 있고 또 누군가에게는 꿀정보가 될만한 내용들이 꽤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영어공부를 해야할지 고민이신 분들이 클릭하셨을 텐데
일반적인 학교생활 및 입시 환경에서의 학생들에게 조금이나마 저의 경험이 도움이 되었길,
아 영어를 이렇게도 받아들일 수 있구나~
싶었길 바랍니다.
 
모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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